Adieu, 2014

Author : Drealist / Date : 2015.01.05 01:50 / Category : About J




Adieu, 2014


해마다 한 해를 정리하고 시작할 때면 끄적끄적 글을 남기곤 한다. 20대 이후의 내 인생은 한 해 한 해가 예측불가였지만 올해만큼 파란만장했던 한 해가 있을까 싶다. 정말 다양한 것을 배우고, 경험하고, 많은 사람들과 교감하고, 많은 시간을 고뇌하던, 인생에서 가장 진한 한 해.


1년 전에 결심했던 일들 중에 몇 가지를 실천으로 옮겼다. 바리스타 학원을 다니면서 커피를 배웠고, 첼로와 수영을 배웠다. 커피는 에스프레소 과정 이후에도 핸드드립과 에어로프레스 등을 혼자 연구하며 소소한 취미로 자리잡았다. 첼로는 현재의 스타트업 라이프 상 도저히 시간을 내기 어려워 그만두었고 수영도 겨울에 잠시 쉬고 있지만, 여유가 생긴다면 가장 먼저 첼로를 다시 배우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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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강한 확신을 갖고 있었던 스타트업들이 나의 예상과 다른 시장 결과를 내는 것을 보았다. 많은 것들이 우연의 산물이라 할지라도, 내가 놓치고 있던 부분들이 무엇인지를 좀 더 고민하게 되었다. 어떤 날개짓들이 지금의 이런 결과들을 초래했는지 치열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2014년의 4월, 지독히 앓았다. 차가운 바다 속에서 스러져 간 아이들을 떠올릴 때마다 분노로 치를 떨었다. 그런데 그 분노의 대상은 과연 누구에게 돌려야 하는지를 알 수 없어 또 화가 났다. 나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마음놓고 분노해도 떳떳한 것인가. 누구도 떳떳할 수 없는 이 상황에 좌절했고, 같이 좌절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실망했으나 너무도 무력한 내 자신이 한심했다. 부끄러웠다. 가만히 있으라.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소셜 임팩트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크레비스와 함께하고자 했던 것은 그러한 발버둥의 일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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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무언가 중요한 선택을 할 때, '내 경험과 사유의 바운더리를 넓힐 수 있느냐'를 많이 고민하는 편이다.

프렌트립이라는 액티비티 여행 플랫폼을 만드는 스타트업에 합류한 동기는 다른 것들이 더 크지만, 위의 판단 잣대에서 봤을 때도 정말 좋은 결정이었다. 원래 정적인 활동들(책/영화/커피 타임)을 좋아하는 편인데, 프렌트립을 통해 동적인 것들을 압축하여 경험하게 되었다. 서핑, 웨이크보드, 패러글라이딩, 클라이밍, 펜싱, 양궁 등. 새로운 경험들과 여태껏 만나보지 못했던 새로운 영역의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내 사고의 폭을 넓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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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스타트업을 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조직적 이상을 따라잡고자 발버둥치며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있다. 가끔은 현실의 갭 속에서 지치기도 하지만, 지금 여기서 이루어내지 못하면 다음이란 것은 없다. 프렌트립이, 가장 좋은 발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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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하우스(entrepreneur house)라는 쉐어하우스에서 살고 있다. 프렌트립 파운딩 멤버인 수열, 광훈뿐만 아니라, 트리플래닛, 브링유어컵, 인라이튼, 쿨라쉐이퍼스, 크레비스 등의 파운더 11명과 함께. 젊은 시절 함께 왁자지껄 모여사는 마지막 추억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 왁자지껄하지 않은 것이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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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가장 인상깊었던 책을 3권 꼽는다면, '순전한 기독교', '나를 꽃피우며 살아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다. 새로운 view를 보여줄 때마다 흥분되었던 책들. 각각의 책들을 추천해 준 지인들께 다시 한 번 감사를. 영화에서도 3개를 꼽자면, '화양연화', '어바웃타임', '더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 화양연화의 주제곡은 전주만 들어도 심장이 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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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시작될 무렵, 새로운 여자친구를 만났다. 누군가와 쉽게 다시 만나지 못할 것 같았던 터라 참 소중한 인연이다. 조금씩 조금씩 서로에게 다가서고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다. 정신없는 삶이지만, 소홀히 하지 않도록 좀 더 노력하는 한 해를 만드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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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조카가 생겼다. 이제 막 100일이 지났는데 꼬물꼬물 너무너무 귀엽다. 누나와 매형의 세포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무언가가 만들어졌다는 것이 놀랍다. 갑자기 나와 아담과 이브가 이어져있다는 우주적인 생각에 소름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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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삶이 바빠지고나서 친구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삶이란 항상 정신없는 일들 투성이일테니, 바쁜 와중에도 어떻게든 친구들과 교감하며 지낼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해야겠다. 잘 챙겨주지도 못하는 친구이지만, 그럼에도 응원해준답시고 프렌트립을 찾아준 친구들에게 마음 속 깊이,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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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y Cho, Director of frientrip



프렌트립 홈페이지: www.frientri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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