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박스, 셀레브리티 큐레이션 커머스

Author : Drealist / Date : 2014.03.10 22:52 / Category : Investment Story



<바이박스의 제품 예시: 샤이닝 박스>



'셀레브리티 큐레이션'이라는 개념은 뭘까? 케이큐브벤처스는 왜 '셀레브리티 큐레이션'을 하는 바이박스(www.bybox.co.kr)에 5억 원이라는 돈을 투자했을까? 익숙지 않은 용어에 대해, 그리고 그것에서 우리가 기대한 investment theme을 정리해 보려 한다.



1. 발단

여느날처럼 평화롭고, 조금은 조용한 하루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 조용한 오후에 '대박사건'이 하나 생긴다. Jimmy(임지훈 대표)가 패션 박스라며 2개의 샘플 박스를 들고 왔다. 워낙 많은 섭스크립션 서비스가 활약하던 시기라(미미박스, 글로시박스 등) 비슷한 컨셉의 커머스가 또 나왔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이 2개의 샘플은 케이큐브 여성 멤버였던 Rosie와 Anne에게 돌아간다. 그리고 이어지는 탄성. 이 정도 퀄리티에 이 가격이라니.

그 강력한 하울링에 이끌려 이 딜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게 되었으니, Rosie와 Anne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 드린다.



2. 전개

엄청난 '유저 반응(?)'을 확인한 Jimmy와 나는 전세운 대표님을 찾아갔다. 어떤 구조로 이런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건지, 이루시려는 비전과 시장 기회는 어떠한지를 들었다.

간단히 얘기하면 이렇다. 현대인은 정보의 과잉에 지쳐 있고, 누군가 신뢰할 수 있는 안목을 지닌 사람이 자신을 대신하여 물건을 추천해 주기를 원한다. 그 추천에 스토리를 담을 수 있다면? 더 나아가 정말 괜찮은 퀄리티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다면?


바이박스는 '셀레브리티'를 매개로 한다. 셀렙은 다양한 전문가, 혹은 인기 연예인이 될 수도 있다. 이 셀렙과 같이 몇달 동안 제품을 기획하고 (단순히 이름만 빌려주거나 모델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역량있는 디자이너와 컨택하여 제품을 싸게 공급받고, 스토리를 담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 소비자는 제품 기획 스토리를 컨텐츠로써 즐기고, 구매로 이어지기도 한다.


심플하면서 강력한 BM이다. 말로는 참 아름다운데, 이게... 이게 쉽나요...? 내가 사업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2가지 강력한 허들이 떠오른다.

  • 셀레브리티 컨택 - 장윤주와 목걸이를 기획하고 싶어요! 네, 같이 하시죠. (일반인이 접근하기에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 )
  • 역량있는 디자이너 컨택 - 이런거 누가 잘 만들죠? 아하, 당신인가요? 저희랑 사업하시죠. (디자이너가 내 앞에 짠! 하며 나타날 리 없다. 나타났다 하더라도 역량있는 디자이너인지 판단할 수 없다. 판단하더라도 값싸게 제품을 소싱하는 계약을 맺어줄까?)
이 부분을 단번에 해결해줄 해결사가 등장한다. '간호섭'이라는 공동창업자.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의 멘토, 홍익대 패션학과 교수로서 수많은 연예인 및 디자이너들과 친분이 두텁고, 뛰어난 디자이너/제품을 판별하는 안목을 갖췄다.


IPTV 사업을 해오신 전세운 대표님과 간호섭 co-founder의 만남은 각 주체에게 다음과 같은 효용(value proposition)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 Consumer: 믿을만한 사람이 큐레이션 해주는 고퀄리티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 기획 스토리를 하나의 컨텐츠로써 즐길 수 있음
  • Supplier(Designer): 디자인엔 정말 자신 있는데, 아직 유명하지 않았던 디자이너들이 이름/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채널이 됨. 또한 목돈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됨
  • Celebrity: 자신의 색깔을 담은 제품을, 자신만의 스토리를 담아 선보일 수 있음

3. 위기
좋은 사업 모델과, 사업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창업진. Deal 검토는 순조롭게 진행된다.
stylistpick (http://www.etnews.com/20140217000023) 같은 해외의 유사한 성공사례도 분석해 본다. 그러던 와중에 김난도 교수님의 신간 '트렌드 코리아 2014'에 사례로 실리기도 하는 등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진다. 하지만 마냥 좋기만 한 스타트업은 사실 잘 없다. 바이박스에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커머스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인 데이터 분석/전략가의 부재였다. 유저가 매달 얼마나 들어오고, 유입된 유저 중 회원 가입은 얼마나 하며, 회원 중 몇 %가 구매하고, 몇 %가 재구매하고, 한번에 얼마나 구매하고, 어떤 페이지들을 보고, 어떤 페이지에서 이탈하는지 등. 어떤 데이터를 tracking 할 것인지 정하고, 그 데이터 속에서 implication을 뽑아내어 전략에 반영하는 일이 커머스에서는 특히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바이박스라는 '원석'에 훌륭한 전략가가 붙어 팀을 이룰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했고, 정말 좋은 원석이고 정말 매력적인 사람들이기에 충분히 좋은 사람들이 붙어 '보석'이 될 수 있다고 결정했다.
투자결정이 이루어지고 나서, 나의 당면 과제는 믿을만한 '전략가'를 소개시켜주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여 정말 믿을만한 지인인 양현강 이사(맥킨지 컨설턴트 출신)가 팀에 합류하게 된다!! (맥킨지를 떠나 스타트업에 합류하기로 결정한 양현강 이사나, 양현강 이사를 co-founder 격으로 받아들이신 전세운, 간호섭 창업진 모두 정말 대단하신 분들, 대단한 의사결정이다.)


4. 절정

바이박스는 이제 시작이라고 본다. 투자도 받았고, 좋은 BM에 좋은 사람들이 모였고, (티몬과 쿠팡처럼) 앞으로도 좋은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다. 물론 전체 커머스 산업이 '셀레브리티 큐레이션 커머스'로 옮겨갈 것이라 생각지는 않는다. 다만 그 value proposition은 강력하고, 커머스 내 하나의 트렌드로서 충분히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더 다듬어 나가야 할 부분도 많다. 사이트 UI/UX, 제품 기획력, 내부 프로세스 체계화 등등... 하지만 한 걸음씩 굳세게 나아가고 있고 그 내공을 서서히 보여주고 있다.



5. 결말

바이박스의 결말은 아직 모른다. 누군가의 소설 제목처럼 '반짝 반짝 빛나는' 보석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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